4인실 2등석 주그디디행 야간열차


메스티아 - 우쉬굴리 트래킹을 위해 주그디디행 야간열차를 탄다. 매스티아까지 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 주그디디행 야간열차를 타고 주그디디에서 메스티아로 가는 택시 또는 마슈르카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기차 출발시간 1시간 전에 Station Square 역에 도착했다. 여행지에서는 약간의 여유를 두고 움직이는게 좋다. 자칫 길을 잃거나 교통상황이 변해 기차시간을 놓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매표소 앞 의자에 앉아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앉아 있다보니 많은 여행객들이 이곳으로 와 열차 시간이 오기를 기다린다.



전광판에서 21시 45분 트빌리시발 주그디디행 열차가 표시 됐다. 드디어 야간열차에 몸을 싣는다. 열차 내부는 4인실 각각이 독립된 공간을 이루고 밤이라 그런지 서늘한 느낌마저 들었다. 우리는 티켓에 좌석번호를 확인하고 해당 객실로 몸을 들이 밀었다. 공간이 협소해 2명이 서 있으면 꽉 찼다. 배낭을 내려 놓고 침대에 걸터 앉아 있었다. 잠시 후 러시아 사람으로 보이는 건장한 체격의 남성이 우리가 있는 객실로 들어 왔다. 


"아.. 이런.."



다른 블로그를 찾다보면 4인실 이지만 예약이 다 안차서 독실처럼 편히 사용했다는 글을 봤었기에 우리도 내심 기대를 했었다. 간단히 눈인사를 하고 우리 러시아 남성의 행동을 유심히 지켜봤다. 1층 침대 시트를 들어올려 그 안에 짐을 넣고, 승무원한테 일회용 침구 커버를 받아와서 잘 준비를 했다.


"오~ 대박~"


우리는 러시아 남성에게 웃음을 보이며 그의 행동을 따라했다. 침구 커버까지 씌어 놓자 한결 잠자기 좋은 환경이 되었다. 러시아 남성을 포함해 우리는 모두 각자 침대에 몸을 뉘었다. 편안했다.



기차가 천천히 움직였다. 무거운 철재 덩어리가 힘겹게 움직이는 모습이 머리속에 그려지는 듯 했다. 

잠이 쉽게 오지 않았다. 낯선 환경에 쉽게 잠이 들지 않았다. 일기를 쓰면 시간을 보내기로 한다. 그러자 이내 잠이 쏟아 졌다.

눈을 떠졌다. 기차가 멈춰있었다. 소변이 마려워 객실 복도를 끝 화장실로 향했다. 안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문을 밀었다. 그런데 문이 꿈쩍하지도 않는다. 나는 문이 고장 났나 싶어 다시한번 힘차게 문을 밀었지만 꿈쩍하지 않았다. 나는 이유를 알 수가 없어 지나가는 승무원을 잡고 화장실 문이 안 열린다고 물었다. 하지만 알아 들을 수 없는 조지아 말만 돌아올 뿐이었다. 나는 복도 반대 쪽에 있는 화장실에도 가 보았다. 역시나 문은 움직일 생각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객실로 돌아가 기다려 보기로 했다. 



림킴은 잘 자고 있었다. 어딜가나 숙면을 취하는 림킴이 그저 신기했다. 다시 침대에 걸터 앉았다. 다시 기차가 움직였다. 그리고 나도 움직였다. 지나가는 승무원을 붙잡아 화장실 사용을 물었다. 자세히 들어보니 기차가 움직일 때만 화장실 문이 열린다는 내용 같았다. 아마도 배설물이 철길에 바로 배출되는데 정차하는중 뿌려지게 되면 오물이 고여 악취문제 일으키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일을 치르고 나오니 한결 가벼워졌다. 객실로 돌아오니 림킴도 눈을 떴다. 화장실을 급했나 보다. 


이처럼 타지에서는 쉬운 일도 어렵게 하거나 어려워도 쉽게 풀리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