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전소에서 환전 시 꼭! 수수료(Commission) 유무 확인
주그디디행 야간 열차표를 구입했다.
열차 출발시간이 지금으로서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저녁 9시 정도로 기억된다. 할일이 없었던 우리는 스테이션 스퀘어 주변에 청과물 도매시장도 둘러보고 갑자기 화장실이 급해 가장 가싸운 맥도날드를 찾아 나섰다.
버스를 타고 스테이션 스퀘어로 오던 길에 보이던 환전소 간판 환율이 우리가 머물던 숙소 주변 환율보다 더 좋았다. 그래서 맥도날드 화장실 다녀 온 후 환전을 하기로 했다. 왠지 시골 쪽으로 갈수록 환율이 좋지 않을 것 같은 생각에..
한참을 걷다 보니 그중 가장 환율이 좋은 환전소를 발견했다. 그 당시 대부분 환율이 1달러 = 2.62라리, 이곳은 1달려 = 2.65라리 였다. 100달러 환전해 봐야 3라리 차이.. 지금 생각하면 얼마 차이 안나는데 배낭여행을 하던 우리에게 3라리가 크게 다가왔다.
우리는 가고자 한 화장실도 잊고 환전소를 들어갔다. 환전소 내부에는 큼지막하게 환율이 적혀 있었고 우리는 아무 의심없이 200달러를 환전소 안으로 들이 밀었다. 그리고 530라리를 예상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왠걸... 영수증과 함께 넘어온 돈은 494라리.. "계산에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 물어보니 정확히 계산 했다는 것이다. 당황스러움을 누르고 영수증은 살펴보니.. 오 마이 갓~! 커미션이 있었던 것이다.
나와 림킴은 환전하면서 커미션이 있을거란 생각을 못했다. 적지 않은 나라를 다니며 환전을 해 봤지만 이처럼 어이가 없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그리고 보통 항의를 하면 다시 돈을 돌려 주는데 이 환전소는 유리문 사이로 배 째라는 식으로 나오는 게 아닌가...
한참을 항의해 보았지만 소용없는 짓이였다. 우리는 한순간 기분이 다운되었다. 어이없게도 눈앞에서 36라리를 잃어 버렸으니 3라리 더 챙기겠다고 한 마음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우리는 그 뒤로 서로 날카로워졌다.
(여러분 환전소 갈때 꼭 커미션 있는지 없는지 물어보고 환전하시길 바랄게요. ㅠㅠ)
케냐 아프리카 모잠비의 특식
서로 다투다 보니 기운이 빠지고 말이 없어졌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보니 Rike Park 에 도착했다. 우리는 벤치에 앉았다. 건조한 날씨를 아직 적응 못한 터라 몸살 기운도 올라오는 듯 했다. 몸도 기분도 말이 아니였다. 림킴은 안 좋은 것은 빨리 잊는 편이지만 나는 쉽지 잊지를 못한다. 분하고 화가나는 걸 꼭 되갚아줘야 직성이 풀리는데.. 그러지 못 했으니.. (물론 정확히 간판을 확인 했어야 하는 내 부주의를 인정한다. 그런데 조지아 말로 써 있는 걸 어떻게 아냐고...)
가방을 뒤적거려 허기진 배를 달랬다. 속을 채우면 조금 기분이 풀어질까 싶었다. 빵과 석류로 허기를 달래고 나니 화가 좀 누그러 들었다. 태양 등지고 벤치에 앉아 있으니 몸도 조금씩 회복되는 듯 했다. 떨어진 빵 가루에 참새가 날아와 쪼아 먹는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에 우리는 다시 웃었다. 남은 빵을 꺼내 조금씩 잘라 참새들에게 던저 주었다. 어차피 우리는 다 먹지 못할 빵이었다. 한참을 참새들과 놀다보니 몸과 마음이 다시 가벼워졌다.
트빌리시를 떠나는 오늘 조촐한 만찬을 갖기로 했다. 와인과 길거리 빵집에서 발견한 통닭을 안주가 그 주인공!
양손에 든 만찬거리에 요즘 한국에서 트렌드인 '소확행'을 실감해 보았다. 호스텔에 도착해 우리는 거실 한켠에 앉아 통닭과 와인을 꺼내 만찬을 시작했다. 통닭은 한국식 옛날 통닭과 맛과 냄새가 똑같았다. 와인까지 곁들이니 너무나 완벽했다. 그렇게 '소확행'을 누리던 중간 호스텔 매니저 모잠비가 우리 자리에 함께 했다. 얼마 안되지만 우리의 만찬을 같이 나누어 먹었다. 모잠비도 자기가 준비한 케냐식 덮밥을 우리에게 내 주었다.
그 덮밥은 토마토, 양파, 마늘, 매운 고추를 잘게 썰어 섞은 다음, 고등어를 기름에 바싹 튀긴 그 기름을 2숟가락 정도를 야채가 썩인 곳에 넣어 같이 섞어 준다. 그 다음 밥 위에 야채를 올리고 바싹 튀긴 고등어를 잘라 야채 위에 올려 먹는 간단한 음식이다.
우리는 트빌리시의 짠 음식에 입맛을 잃어가던 차에 모잠비의 케냐 특식은 환상적이였다. 표현을 못할 정도로 너무 맛있게 먹는 바람에 우리의 얼마되지 않은 만찬 통닭이 남았다. 어찌나 고맙고 맛이 좋던지 그 맛을 잊지 못해 한국에 와서도 여러번 해 먹을 정도이다.
글을 쓰며 느끼는 것은 여행지와 한국에서도 똑같이 외부 상황에 감정이 흔들리는 내 자신이 보였다. 언제나 좋은 일과 나쁜일은 일어나기 마련인데.. 항상 좋은 일만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이 둘이 반복하며 찾아오니 내가 이 둘을 대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었단 생각이 든다. 어차피 지나갈 일인데.. 말이다.
감정에 너무 기대어 살지 않았나 반성을 해 본다. 내일 아침은 모잠비 특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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