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니티 대성당을 둘러보고 점심을 먹기위해 식당을 검색해 봤다. 전날 장시간 비행으로 식사도 제대로 못 했기에 영양분이 부족하다 판단되어 ㅋ 스테이크를 먹자고 결론을 내렸다. 트립어드바이저로 1곳을 선택 했고, 우리는 즐거운 마음으로 골목구경도 할겸 천천히 30분 정도 걸어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림킴. 지금 환전한 금액이 70라리 정도 남았는데 이정도면 되겠지?"

"없으면 카드 결제하면 되지~" 


참고로 난 경영과 회계를 전공한 사람으로써 내가 생각한 예산범위 내에서 이번 여행을 마쳤으면 했다. 


"카드? 그럼 예산 오버 할텐데.."

"내 예산은 안 넘는데.."


그랬다. 같이 여행을 오면서 예산에 대해서 명확한 합의가 없었던 것이다.

지금이야 이렇게 상황파악을 하고 침착하게 글을 쓰고 있지만 당시에는 이 부분이 논점이 되어 치열한 다툼을 야기 했었다. 더욱이 레스토랑에서는 앞에 단체손님이 있어 스테이크는 40분이나 기다려야 된단다. OMG!! 

종업원의 이 한마디는 불난집에 기름을 붇는 격이 되었고, 우리는 2차전을 위해 레스토랑을 일어났다. 


이렇게 다툴 기운이 있는 것을 보니 스테이크를 먹을 때가 아니라는 걸 서로 깨닫게 되었고, 우리는 정처없이 걷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마주친 표지판이 있었다. 



MOTHER OF GEORGIA

조지아의 엄마


역시나 호기심은 발걸음을 이끈다. 


마더 오브 조지아는 Kartlis Deda라는 기념비 동상을 가리킨다. 이 동상은 산 꼭대기에 우뚝서서 트빌리시 시내를 내려다 보고 있다. 왼손에는 친구로서 오는 사람들을 맞이하기 위해 와인 한 그릇을 들고, 오른손에는 적으로 오는 사람들을 위한 검을 들고 있다. 이러한 동상의 모습은 조지아 국민성을 표현한다고 한다. 이 동상은 트빌리시의 1500 번째 기념일을 맞이해 1958년 세워졌다고 한다. 



이 동상을 보기 위해서 2가지 접근 방법이 있다. 하나는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방법과 다른 하나는 튼튼한 두발이다.

우리는 표지판을 따라 걸어 올라가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올 계획 이였지만, 결국 두발로 내려오게 되었다. 특별히 오려운 코스가 아니였고, 걸으며 둘러보는 재미에 끌려 자연스럽게 계획이 변경된 것이다.   





건조한 날씨와 수많은 계단을 오르다 보니 목이 탔다. 다행히 중간에 음수대가 있어 목도 축이고 잠시 쉴수 있었다.


트빌리시 시내를 구경하면서 천천히 오르다 보니 어느새 Kartlis Deda 동상이 눈앞이다. Kartlis Deda 동상을 둘러보고 케이블카 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노점상과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뒤로는 오래된 성벽이 아찔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우리는 다른 관광객을 따라 뒤를 쫓았다. 지름길을 가다가 성벽 한 귀퉁이를 넘었다. 그러자 깍아지는 절벽 위에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난 성벽을 볼 수 있었다. 어떻게 그 옛날 이러한 가파른 절벽에 건축을 할 생각을 했고 그걸 실행을 했을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내게 부끄러운게 있다면 이처럼 훌륭한 문화재를 나부터 보호할 생각을 했어야 했는데 들뜬 기분에 성벽 이곳 저곳을 올라 다녔다는 점이다. 남들 다 하니깐 나도 해봐도 되겠지 하는 안일한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반성하고 있다. 외국 나가면 내 행동 하나하나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얼굴이라는 점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있는데 내가 저런 창피한 행동을 했으니.. 



트빌리시 시내를 배경으로 마더 오브 조지아를 누비고 다니다 보니 허기도 지고 해가 늬엇늬엇 저물어 갔다. 우리는 저녁 먹걸이를 찾아 다시 시내로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