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트빌리시를 정식으로 맞이하는 첫날이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밖을 둘러보고 싶은 마음에 서둘러 나설 채비를 했다. 그런데 어디를 가야하나?? 좀 처럼 여행계획을 세우지 않는 우리라 부랴부랴 구글지도를 살펴봤다.
'동방정교회' 라는 평점 좋은 스폿을 발견했다. 또 숙소에서 걸어서 갈수 있는 거리였다.
걷는 걸 좋아한다면 자유광장에서도 얼마든지 걸어 갈 수 있는 거리이다. 천천히 동네 골목 구경하다 보면 허기가 지기 일쑤. 그럴 땐 동네 곳곳에 있는 빵집에서 간단히 때우면 좋다.
트리니티 대성당
Trinity Cathedral
트리니티 대성당은 다양한 이름을 갖는데 대표적으로 '트리니티 대성당'(Trinity Cathedral), 현지인들에게는 '사메바'(Sameba), 한글 정식표기로는 '트빌리시 성 삼위일체 대성당'으로 표기되거나 불린다.
트빌리시에 있는 가장 규모가 큰 성당이라 오래된 건축물인 줄 알았는데 찾아 보니 2004년에 완공된 건물이라 한다. 더욱 자세한 내용은 위키백과를 참조하길 바란다. (조지아 정교회)
입구에서 본 트리니티 대성당은 그 규모가 상당했다. 입구에서 성당까지 놓여있는 대리석이 성당의 위상을 나타내는 것 같았다. 이른 아침부터 성당을 둘러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구름이 낀 날씨라 성당의 풍경이 차분해 보였다. 우리는 성당으로 곧장 걷지 않고 일단 그 주변을 먼저 둘러 보기로 했다.
성당 마당 정원에는 의미심장해 보이는 나무가 잘 가꾸어져 있었다. 마치 올리브 처럼 생긴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있었는데 네이버 검색해 보니 올리브 나무는 아니었다. 분명 의미가 있어 심은 나무 같지만 그 의미는 알 수 없었다.
대성당 우측으로는 분홍색 외벽의 작은 성당 건물이 있었고, 그외 특별히 흥미를 끌만한 요소는 없었다. 대성당 정문으로 보이는 입구는 닫혀 있어 자칫 내부를 못 보고 되돌아 갈뻔 했다. 벤치에 앉아 쉬고 있는데 건물 양옆으로 사람들이 출입하는 모습이 보였다.
음.. 겉에서 보이는 성당에 비해 내부는 보기보다 규모가 작아 아쉬움이 들었다. 한 가지 흥미로웠던 점은 우리가 흔히 아는 성당, 교회 내부는 신자들이 앉을 수 있는 의자가 있고, 교단이 있는 모습을 상상하게 되는데 트리니티 대성당은 기둥과 벽면에 수많은 성자들의 사진이 걸려 있다는 것이다. 신자들은 액자 유리면에 이마와 코를 가져다 대고 정성스럽게 기도를 올렸다.
잠시 내부를 둘러보고 있자니 더 둘러볼 만한 곳이 없나 내부를 살펴보았다. 일부 사람들이 문 안쪽 계단을 통해 아래로 내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난 호기심이 들면 발이 먼저 움직인다. 엄숙한 분위기를 해방 놓고 싶지 않아 림킴에게 눈짓으로 신호를 보낸다.
계단은 어두 침침한게 꼭 유령이라도 나올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리고 계단 손잡이, 벽, 천장, 바닥 이 유령이 나올 듯한 분위기까지 모든게 생소해 발걸음을 돌릴 수 없었다. 약 2개층 계단을 내려가니 기도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이들은 오랫동안 한곳에 서서 정성스럽게 기도를 올리고 있었고, 초록색 의복을 입은 목사? 정도로 보이는 사람이 어떤 의식을 진행하고 있었다.
워낙 엄숙하고 조용히 진행되는 의식이라 함부로 사진을 찍을 엄두를 내지 못했고 이 모습을 기록은 하고 싶어 돈에 들린 카메라로 소리없이 조용히 찍어보았다. 실내 사방에 걸린 성자들의 그림 앞으로 빙 한바퀴 돌고 의식을 끝나는 듯했다.
우리는 밖으로 나왔다. 사실 외국을 여행하다보면 교회가 은근히 대표 관광지로 소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종교에 관심이 있어 지식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눈에 보이는 하나하나가 흥미로운 소재일 것이다. 하지만 나와 같은 무신론자는 건축물에서 오는 감동 말고는 흥미가 생기지 않으니 교회에서 머문 시간도 고작 10여 분 남짓이다.
밖으로 나오니 구름은 대부분 사라지고 햇빛이 비추었다.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저 멀리 시내가 보이고, 맞은편 산 정상에 연결된 케이블 카가 이곳이 특별한 장소임을 상징하는 것 같아 눈에 들어왔다. 얼추 다음 목적지가 정해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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