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에서 맞는 세번째 아침!
오늘 일정은 메스티아를 가기 위해 거처야 하는 중간 지점인 주그디디 행 야간 기차표를 구매하는 것이다.
그리고 남는 시간은... 음... 정처없이 떠돌아다니기?
메스티아까지 가는 여러 루트가 있다고 한다. 마슈르카를 타고 가는 방법, 택시를 타는 방법, 주그디디까지 기차를 타고 가서 택시 또는 마슈르카로 갈아타는 방법이 있다. 그 중 마지막 방법을 가장 많이 이용한다.
마슈르카는 좁은 차 안에서 10시간 가까이 힘들게 이동해야 하고, 택시는 배낭여행자에게 비싸고, 기차는 침실 칸에 편히 쉬면서 갈수 있다. 그리고 비용도 비교적 합리적이다. 단, 시간이 오래 걸린다. 트빌리시에서 야간 열차로 10시간을 달려 주그디디에 새벽 5~6시 사이에 도착하면 다시 택시나 마슈르카로 갈아타 3시간을 더 가야 하기 때문이다.
기차표는 station square 2층 또는 3층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이곳 기억이 가물한게.. 버스에서 내리면 매표소가 3층이고, 메트로를 이용하면 2층이다. 우리는 매표소를 눈앞에 두고도 잘 찾지 못했다. 보통 'TICKET' 이라 창구 앞에 표시를 해 놓는데 이곳은 단지 창구 번호만 적혀 있고, 조명도 어두워 전혀 매표소라 생각을 못했다.
사람들이 작은 기계에서 종이를 뽑아댄다. 알고보니 대기표~ 우리도 대기표를 뽑으려 하는데 갑자기 기계가 먹통이다. 오늘 참 되는일 없네... 다른 기계에서 간신히 번호를 뽑았다. 5분 정도 기다리니 우리 순서가 왔다. 창구 안에서 매표 안내원이 반대쪽 창구로 가란다. 이럴거면 왜 표를 뽑았냐고...
한국에서 기차표 발권이 어려운 일이 아닌데 외국에선 쉬운 일도 어려워 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반대편 창구 매표 안내원이 먼저 온 손님을 응대하는 동안 우리는 서서 기다렸다. "힘들다."
드디어 우리차례! 매표 안내원에게 여권을 보여주고 주그디디행 밤 9시 45분 야간 기차표 2등석 2매를 구매 했다. 1인당 23라리.
오늘 미션도 달성했고 이제 무얼 할지 고민이다. 일단 밖으로 나간다.
터미널 길 건너 맞은편은 환전소, 노점상들이 거리를 꽉 채웠다. 호기심이 절로 일었다. 길을 건너야 한다. 그런데 횡단보도가 보이지 않는다. 무단횡단을 할 것이냐, 귀찮지만 지하도를 이용할 것이냐 고민이다. 나 혼자라면 위험해도 편한길을 선택 했겠지만 림킴도 같이 있으니 안전한 지하도를 택한다. 지하도는 평범하지 않았다. 마치 부평 지하상가를 옮겨 놓은 것 같이 좁은 보행로를 두고 상점을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한참을 구경하다보니 코가 답답했다. 환기구도 없는 지하에 수 많은 의류 매장이 있으니 그 먼지 또한 심각할 수 밖에 그래도 이곳 사람들은 아랑곳 않는 모습에 우리의 옛 모습을 보는 듯 했다.
지하도를 빠져나와 지상으로 올라왔다. 자동차 매연이 반가웠다. 지하상가와 다르게 지상의 모습은 활기차 보였다.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바삐 움직였다. 수레를 끄는 사람, 점심을 먹는 사람, 빵을 파는 사람, 식료품을 파는 사람 등 각각 다른 저마다 동작들이 모여 하나의 그림을 그리는 듯 했다. 우리는 허기도 달래고 잠시 쉬어 갈겸 간이 테이블에 앉아 빵을 먹으며 작은 동작 하나하나 구경했다.
길 건너 시장 골목이 보였다. 시장은 너무나 매력적인 공간이다. 어느 시장을 가든 시간가는 줄 모르고 둘러보게 된다. 그러다보면 한 손에는 자연스레 먹거리 하나가 들려 있곤한다. 이런게 바로 시장의 매력 아닐까?
이곳 시장은 과일, 야채, 생선, 육고기 등 없는게 없다. 시장 크기도 크지만 물건이 다양하고 저렴해 이곳에서 장기 여행을 하는 분들에게는 식비를 아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 같다. 우리는 기차에서 먹을 과일을 좀 구매했다. 바로 석류! 한국에서 석류는 비싼데 이곳에서 품질 좋은 석류 4개에 4라리(2,000원)!! 내친김에 바나나도 구입해 먹으며 둘러보았다. 나중에 쓸 내용이지만 여행 막바지에 이곳에서 석류 10키로를 단돈 10,000원에 구입한 일도 있었다.
아직 기차를 타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다. 이제 멀하지...
숙소쪽으로 걸어가 보자~!